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차세대 초대형 로켓 ‘스타쉽(Starship)’의 11번째 시험 발사(IFT-11)에 성공하며, 완전 재사용 발사체 시대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번 시험은 상단부와 하단부의 임무 대부분이 계획대로 수행돼 기술적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이스X는 13일(현지시간) 오후 6시 23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의 ‘스타베이스(Starbase)’ 기지에서 스타쉽 11차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
이번 발사에서는 상단부인 ‘쉽(Ship) 38’이 궤도 비행에 성공해 모의 위성 8기를 투입한 뒤, 재진입 실험을 거쳐 인도양 상공에서 소프트 착수(splashdown)를 마쳤다.
상단부는 궤도 진입과 엔진 재점화, 항력 제어, 열 차폐 타일 검증 등 주요 임무를 모두 수행하며, 지금까지 진행된 10차례 시험 중 가장 안정적인 비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단부 ‘슈퍼 헤비(Super Heavy)’ 부스터 또한 발사 직후 안정적인 분리와 제어된 하강을 시도했으나, 착수 직전 자폭 처리됐다.
비록 완전한 회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재사용 로켓의 복귀 제어 기술이 한층 정교해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꼽힌다.
이번 시험은 ‘블록(Block) 2’ 구성의 마지막 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곧 차세대 업그레이드 버전의 스타쉽을 시험할 계획이다.
차세대 모델에는 연료 재공급(orbital refueling) 시스템과 착륙 안정화 기술이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화성 유인 비행이나 달 왕복 미션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시험 직후 X(옛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업적"이라고 밝혔다.
스타쉽은 단일 발사체로 150톤 이상의 화물을 궤도로 올릴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로켓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오는 2030년대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Artemis)’의 착륙선으로 스타쉽을 활용할 계획이며, 이번 성공이 그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이번 시험 성공은 심우주 탐사 시대를 앞당기는 결정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반복 재사용이 가능해지면 발사 비용은 기존 로켓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하단부의 완전 회수와 상단부의 정밀 착륙 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이며, 궤도 연료 보급 실험도 본격화되지 않았다.
또한 승무원 탑승을 위한 안전성 확보와 시스템 신뢰도 검증은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내년 상반기 중 차세대 스타쉽(Block 3)의 첫 발사를 추진하며, 완전 복귀 시험과 궤도 연료 이전 실험을 병행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11차 시험의 성공이 단순한 기술적 성취를 넘어 우주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스타쉽은 민간이 독자적으로 달 착륙선을 개발하고 운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우주 접근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고, 우주경제가 본격 개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비행은 ‘실패를 전제로 한 실험’을 넘어, 우주 수송 시스템의 실질적 진화를 보여준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가 꿈꾸는 완전 재사용 로켓의 시대, 그리고 인간의 화성 진출은 이제 더 이상 공상과학의 영역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