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헐리우드의 별 다이안 키튼을 사망에 이르게 한 세균성 폐렴은 어떤병?
  • 김도현 헬스케어 & 건강 전문 기자
  • 등록 2025-10-17 08:54:23
기사수정
  • 헐리우드의 명배우, 폐렴 합병증으로 별세
  • 세균성 폐렴, 감염으로 폐 조직 염증 일으켜
  • 고령층·면역저하자에게 특히 위험

다이안 키튼 사망 원인 ‘세균성 폐렴’… 어떤 병이길래



할리우드의 별, 세균성 폐렴으로 별세

할리우드 배우 다이안 키튼이 지난 11일(현지 시각) 향년 79세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이 공개한 사망 증명서에 따르면 사인은 세균성 폐렴(Bacterial Pneumonia)으로 확인됐다.
그녀는 사망 전 며칠 동안 폐렴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다른 주요 기저 질환의 영향보다는 감염 자체가 직접적 사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세균성 폐렴은 흔한 질환이지만, 특히 고령층에서 치명률이 높은 호흡기 감염병이다.
감기처럼 시작되지만 급속도로 폐 기능을 마비시키기도 한다.
키튼의 사망은 “폐렴은 더 이상 가벼운 병이 아니다”라는 경고를 다시 한 번 던졌다.


폐렴이란 어떤 병인가

폐렴은 폐의 말단 부위인 폐포와 그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폐포에 염증 물질이나 고름이 차면 공기가 들어갈 공간이 줄어들고, 그 결과 숨쉬기가 힘들어진다.
가벼운 기침에서 시작해 호흡곤란, 고열, 흉통 등으로 악화되며, 심하면 혈액 속으로 세균이 퍼져 패혈증이나 호흡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폐렴은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되는 감염병”이라고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폐렴은 매년 약 250만 명의 사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세균성 폐렴, 감기의 탈을 쓴 위험

폐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세균이 직접 침투해 생기는 ‘세균성 폐렴’은 가장 흔한 형태다.
대표적인 원인균은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e)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클렙시엘라 폐렴균, 레지오넬라균 등이 원인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 세균은 건강한 사람의 호흡기에도 잠복해 있다가, 피로, 스트레스, 면역 저하, 고령 등의 요인으로 방어 기능이 떨어지면 급격하게 증식하며 폐에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고령자는 폐 구조가 약화돼 있고, 면역 반응이 늦어 감염이 빠르게 진행된다.


고령자에게 치명적인 이유

전문가들은 세균성 폐렴을 “노년층의 조용한 살인자”라고 부른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렵고, 한 번 발병하면 회복력이 떨어져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경우 폐렴이 단독 질환으로 끝나지 않는다.
폐렴으로 인한 염증 반응이 심장과 혈관, 신장 기능까지 악화시켜 결국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평소 당뇨병, 고혈압, 만성 폐 질환을 가진 사람은 사망 위험이 몇 배나 높다.


증상은 감기처럼, 진행은 훨씬 빠르게

세균성 폐렴은 보통 기침과 가래, 발열, 숨 가쁨으로 시작한다.
초기에는 단순 감기나 독감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차츰 호흡 시 흉통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 숨이 차서 말을 잇기 어려운 호흡 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노인의 경우 열이 나지 않고 오히려 저체온, 식욕 저하, 혼돈 증세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발견이 늦어지는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감기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숨이 가빠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치료는 항생제, 하지만 시간 싸움

세균성 폐렴은 세균 감염이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가 기본이다.
의사는 증상과 영상검사 결과를 토대로 즉시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고, 이후 균 배양 결과에 따라 적절한 항생제로 전환한다.

경증은 외래 치료로 회복되지만, 고령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는 대부분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호흡이 어려운 경우에는 산소치료나 기계환기까지 동원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폐렴이 악화돼 패혈증이나 급성 호흡부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세균성 폐렴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드문 호흡기 감염병이다.
특히 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권장된다.
백신 접종 시 중증 폐렴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또한 독감 백신을 함께 맞으면, 독감으로 인한 2차 폐렴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의사들은 “감염 후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며 “면역이 약한 사람일수록 백신 접종과 생활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다이안 키튼의 죽음이 남긴 메시지

다이안 키튼은 생전에 건강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배우였다.
그러나 79세라는 나이는 세균성 폐렴이 치명적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한 위험 인자였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폐렴은 노화의 일부가 아니라, 관리 가능한 질병”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노인층의 폐렴 사망률은 65세 미만의 10배에 이른다.
단순한 감기나 기침이라도, 고령자에게는 ‘경고 신호’가 될 수 있다.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할 감염병

세균성 폐렴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길 수 있는 병이지만, 한 번 걸리면 생명을 위협할 만큼 무섭다.
특히 환절기나 겨울철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침, 열, 숨 가쁨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이안 키튼의 사망은 단순한 스타의 죽음이 아니라, 고령화 사회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경고다.
“폐렴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현실적 위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0
홈플러스 부동산
쿠팡 파트너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