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가 정말 왜 이러는 걸까요?”
중학생 자녀를 둔 40대 부모 A씨는 최근 들어 아이의 달라진 말투와 태도에 당황스럽기만 하다. 대화를 하자면 문을 닫아버리고, 작은 지적에도 “나 좀 내버려 둬!”라며 격한 반응을 보인다. 부모로서 아이가 걱정되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하다.
이처럼 사춘기 자녀의 돌발적 감정과 반항적 행동은 많은 부모들에게 공통된 고민거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는 단지 ‘성격 문제’가 아니라 뇌 발달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한다.
사춘기 뇌, 감정은 폭주하는데 브레이크는 아직
사춘기 아이들의 반항심과 감정의 기복, 폭력적 언행과 태도는 사실 신경과학적 문제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사춘기 아이들이 감정과 위험을 처리하는 ‘편도체’는 성숙한 반면, 이를 통제하는 ‘전전두엽’은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에 감정이 쉽게 폭발하고 충동적 행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즉, 감정과 관련된 뇌는 성숙했는데 이를 제지해 줄 뇌는 미성숙한 상태인 것이다.
미국의 청소년 심리학자 스타인버그(Steinberg) 박사는 이를 자동차에 비유해서 “사춘기 뇌는 엔진은 강력한데 브레이크 시스템은 아직 조립 중인 차량과 같다.”라고 말했다. 또 블랙모어와 로빈슨(Blakemore & Robbins)의 연구에서는 사춘기 때 도파민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사춘기 아이들은 즉각적인 보상에 매우 민감해지고, 기존의 규칙이나 권위에는 도전하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무조건 공감해주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다 … 감정과 행동은 구분해서 다뤄야
물론 뇌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진 않는다. 특히 욕설, 기물 파손, 부모 폭언 등은 그냥 ‘사춘기니까’라며 넘길 수 없는 행동이다. 청소년 가족상담사 조유진 씨는 “사춘기는 공감이 필요하지만, 한계를 명확히 하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이건 안 돼’라는 경계는 반드시 세워야 합니다. 감정은 이해하되,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도록 해야 해요.”
부모를 위한 대응 전략 3가지
전문가들은 사춘기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아래와 같은 전략을 제안한다.
① 공감 + 경계 설정: “화가 나는 건 이해돼. 하지만 물건을 던지는 건 용납할 수 없어.”
② 가정 내 규칙 만들기: 자녀와 함께 규칙을 정하고, 어길 경우 일관된 결과를 적용한다.
③ 감정의 거리 두기: 격한 갈등이 생겼을 땐 “10분 후에 다시 이야기하자”며 감정을 가라앉힐 시간 확보.
지속적인 자해, 공격성, 학교 거부 등 극단적인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청소년상담센터 등 전문가의 개입도 필요하다.
‘부모도 혼자서 버티지 않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부모 자신도 지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모도 감정 노동자입니다. 자책하거나 혼자 끌어안기보다 부모 교육, 상담, 지지 모임 등을 활용해 자신을 돌보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일은 마치 새로운 세계와 조우하는 일이다. 이해와 한계를 균형 있게 세우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해가는 시간임을 기억해야 한다.
구분 | 해야 할 일 | 하지 말아야 할 일 |
감정 대응 | 감정은 공감 | 폭언/폭력은 허용 X |
규칙 관리 | 함께 만든 규칙 + 일관된 대응 | 즉흥적인 벌, 감정적인 보복 |
위기 상황 | 전문가에게 요청 | 참기만 하거나 방임 |
부모 감정 | 자기 돌봄, 부모 네트워크 | 고립되거나 죄책감에 빠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