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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에 플라스틱을 불허(不許)하라.
  • 장한님 편집장
  • 등록 2025-05-07 05:33:57
  • 수정 2025-05-07 08: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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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완다도 금지한 비닐봉지, 한국은 언제까지 쓸 건가?


플라스틱 백(Plastic Bag), 흔히 말하는 비닐봉지는 지난 수십 년간 우리의 일상에 편리함을 가져다준 대표적 산물이었다그러나 지금 그것은 지구 생태계를 갉아먹는 대표적인 공공의 적으로 변모했다그래서 세계 곳곳이 이에 대한 반성과 대응에 나서고 있다플라스틱 백을 금지하거나 규제하는 국가들의 수는 90개국을 넘었고그 강도 또한 점점 강해지는 추세다.

 

생각보다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플라스틱을 금지하고 있다최근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 54개국 중 최소 34개국이 플라스틱 백 사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으며그 중 일부는 전면 금지를일부는 부분적인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국가는 케냐. 2017년부터 케냐는 플라스틱 백의 사용·생산·유통을 전면 금지했다법을 위반할 경우 최대 4년의 징역 또는 4만 달러(5천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정도로 강력하다케냐 정부는 해양 생태계 보호와 도시 미관 회복공중보건 향상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르완다 역시 2008년부터 플라스틱 백을 금지하며 플라스틱 프리 국가의 상징이 되었다입국 시에도 플라스틱 제품을 압수할 만큼 엄격하며청정 도심과 높은 시민 의식은 세계 환경 정책의 모범사례로 꼽힌다지난 달 방영된 위대한 가이드 2라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르완다가 플라스틱 사용 금지 국가라는 것이 방영되어 대한민국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흔히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뒤떨어져 있으면 환경의식도 뒤떨어져 있으리라 예상하는데오히려 환경의식과 정책에서 훨씬 앞서있다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시청자들이 많았으리라.

 

위대한 가이드방송 캡쳐

 

중국2021년부터 대형 도시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백과 식기를 금지했고인도2022년부터 전국적인 금지령을 내렸다캐나다2023년부터 판매 금지를 시작했고, 2025년부터는 수출까지 전면 중단한다프랑스영국도 규제 대상 품목을 플라스틱 컵식기빨대 등으로 넓혀가고 있으며아랍에미리트2024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쇼핑백을, 2026년부터는 식기류까지 단계적으로 금지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 세계는 단순히 사용 자제를 넘어서 법률과 행정 조치로 플라스틱의 생산과 유통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규제는 이제 환경 보호의 구호가 아니라국가의 생존 전략이 된 셈이다.

 

반면 한국은 어떠한가일부 대형마트에서 비닐봉지를 금지하고 있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지만전반적으로 규제 강도는 약한 편이다카페에서 종이 빨대를 사용하더라도 음료는 여전히 플라스틱 뚜껑과 컵에 담긴다배달과 택배 산업의 성장으로 가정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한국도 정책의 강도를 높이고 소비 습관의 변화를 유도해야 할 시점이다단순한 캠페인을 넘어서 법적 금지와 가격 규제인센티브 정책 등을 도입해야 한다동시에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산업에 대한 투자와 육성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백은 작고 가볍지만그로 인해 지구가 지불하는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세계는 이미 비닐봉지를 넘어서고 있다이제 한국도 그 흐름에 뒤처지지 말고 보다 과감하고 똑똑한 전환을 시작해야 할 때다.

 

메인라이프 편집장 장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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