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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단군은 정말 곰이랑 결혼했을까?
  • 장한님 편집장
  • 등록 2025-10-03 09:26:07
  • 수정 2025-10-03 11: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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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초상화(부여박물관 소장).jpg단군초상화 (국립 부여박물관 소장) = 국가유산청 제공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국경일


매년 10월 3일은 대한민국의 국경일인 개천절이다. ‘하늘이 열린 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날은 우리 민족의 시조로 알려진 단군이 고조선을 세운 것을 기념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곰이 여인으로 변해 환웅과 혼인했고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이 기원전 2333 나라를 세웠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신화이고,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일까.

  


신화로 전해진 단군 이야기


단군 신화는 한국인의 뿌리를 설명하는 대표적 건국 설화다. 환웅이 천부인을 가지고 신단수 아래로 내려온 사건은 하늘의 권능을 상징하는 천손사상을 보여준다. 또 곰이 여인으로 변하는 장면은 토템 신앙이나 고대 부족 사회의 기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학계는 이 서사를 단순한 전설로 치부하기보다 고대 사회가 집단의 정체성과 지배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상징적 서사로 이해한다.

 

 

역사학계의 해석신화 속에 담긴 진


“기원전 2333년”이라는 연대는 과학적·고고학적 근거가 아닌 후대 문헌에 의해 설정된 상징적 기년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다수 견해이다. 하지만 이는 단군의 이야기 전체를 부정한다기보다는 토템, 신앙, 권력 정당화와 같은 신화적 요소가 역사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상이라고 본다. 동시에 고조선 계열의 청동기 문화권, 무덤 양식의 변화, 비파형동검의 확산 등은 고조선 집단의 실재 가능성을 고고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집단이 언제부터 국가 수준으로 조직되었는지, 중심지가 어디였는지, 권력 구조가 어떠했는지는 여전히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로 단일한 결론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2016년의 한 학술 논문(조원진, 고조선의 초기 문화 연구」)에서는 고조선의 성립 연대를 기원전 20세기 전후 또는 늦어도 기원전 15세기 전후로 보고 있다.

 

 

오늘의 개천절이 주는 의미


개천절은 단순히 옛 신화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이는 민족의 정체성과 뿌리를 되새기고 스스로의 역사를 자각하는 계기다. 신화와 과학, 상징과 사실이 교차하는 개천절의 의미는 결국 우리에게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늘이 열린 날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새로운 시작과 공동체 의식 상징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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