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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은 2계절만 남은 건가?... 이번 주 비 끝나면 ‘겨울 한기’ 온다는 데 이유는?
  • 허재은 동물 & 환경 전문기자
  • 등록 2025-10-14 09: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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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비 끝나자마자 찬 공기… 다음 주 초 ‘기온 급락’
  • 서울 아침 7도, 낮 15도… 가을이 끝났다
  • 갑자기 추워지는 이유는? 북서풍이 몰고 올 냉기


비구름이 걷히면 찾아올 ‘한기(寒氣)’

이번 주 내내 이어진 비가 그치면, 한반도는 곧바로 초겨울 같은 공기에 휩싸일 전망이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0월 18일(금)과 19일(토) 사이 비가 내린 뒤 20일(일)부터는 하늘이 맑아지면서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이번 주말 아침 기온은 13~16도, 낮 기온은 18~19도 수준이지만, 월요일인 10월 20일부터는 아침 최저 7도, 낮 최고 15도 안팎으로 내려가겠다는 예보다. 하루 만에 계절이 ‘가을에서 초겨울’로 바뀌는 셈이다.

중부 내륙은 특히 기온 하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5도 안팎까지 떨어지며, 내륙 산간 지역은 첫서리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남부 지방 역시 낮 기온이 17~20도 수준으로 낮아져 평년보다 서늘하겠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문을 열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추위의 배경에는 북쪽 대륙의 강한 찬 공기가 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시베리아 일대에 자리한 대륙성 고기압이 세력을 넓히는데, 이번 주 후반부터는 그 기류가 한반도 쪽으로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찬 공기가 북서풍을 타고 내려오면, 우리나라 상공의 따뜻한 공기를 밀어내며 기온을 급격히 끌어내린다. 대기 흐름이 이처럼 바뀔 때는 ‘비가 그친 뒤의 하늘’이 맑고 청명해 보이지만, 공기는 그만큼 더 차갑고 건조해진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전형적인 계절 전환기형 기단 교체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여름철 남서풍과 가을철 이동성 고기압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북쪽의 냉기 덩어리가 한반도로 빠르게 내려오는 것이다. 이때 기압차가 커지면 바람이 강해져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2~4도 낮게 느껴진다.


북쪽에서 밀려오는 ‘한파의 사전경고’

이번 추위는 단순한 하루 이틀의 일시적 기온 하락이 아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다음 주 초반인 10월 20일~21일 사이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아침 최저 5~8도, 낮 최고 15~17도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19일까지 낮에는 여전히 20도 안팎의 가을 날씨가 이어지지만, 불과 하루 사이 낮 기온이 5도 이상 떨어지며 뚜렷한 ‘기온 절벽’이 형성된다.

특히 북서풍이 강하게 불면, 체감온도는 더 내려가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에서는 10월 중순으로는 드물게 ‘겨울 한파 주의보’ 기준에 근접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변화는 본격적인 겨울의 전조로 볼 수 있다”며 “11월 초부터는 이런 찬 공기 남하가 점차 잦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비 뒤에 추워질까?

비가 온 뒤에 갑자기 추워지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비를 몰고 오는 저기압이 빠져나가면서, 그 자리를 북쪽의 대륙성 고기압이 빠르게 채우기 때문이다. 저기압이 지나가면 대기 중 수증기와 구름이 걷히고, 하늘은 맑아진다. 그러나 동시에 이 고기압이 가져오는 공기는 매우 건조하고 차갑다.

이런 현상은 대체로 계절이 바뀌는 10월과 3월에 자주 나타난다.
기압 배치의 변화가 극단적일수록, 대륙성 냉기가 한반도로 빠르게 밀려 들어오면서 ‘비 → 맑음 → 급한기’의 3단계 패턴이 완성된다.
한마디로 이번 주말의 비는, 겨울이 코앞에 와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체감온도 10도 아래’… 생활 대비 필요

다음 주 초반 한반도는 찬 바람이 불며 체감온도가 10도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 21일(화) 아침 7도, 체감온도는 5도 이하까지 내려갈 수 있고, 강원 산간 지역은 영하권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수도권과 충청 내륙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며 건강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런 급격한 날씨 변화는 건강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은 면역력 저하, 감기, 기관지 질환 등 호흡기 질환 위험을 높인다. 노약자나 어린이, 만성질환자는 외출 시 반드시 겹겹이 옷을 입고, 실내에서는 적정 온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비닐하우스나 시설물 보온재를 점검하고, 수도관 동파에 대비한 단열 작업도 필요하다.


기후 변화가 만든 불안정한 가을

전문가들은 이번 급격한 기온 하락이 단순한 기상 패턴의 변화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근 북극 기온 상승과 제트기류 약화로 인해 북반구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시점이 빨라지고, 불규칙해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과거보다 더 잦은 ‘가을 한파’와 ‘이른 추위’가 나타나고 있다.
기상학적으로도 이런 패턴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기 순환 불안정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다시 찾아온 계절의 경계선

이번 주의 비가 마지막 가을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한반도는 낮의 햇살과 밤의 냉기가 싸우는 계절의 경계에 서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반팔 차림이 가능했지만, 다음 주에는 코트를 꺼내야 할지도 모른다.
기상청은 “오는 20일부터 찬 공기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국적으로 가을의 끝자락이 짧게 지나갈 것”이라며, “10월 하순 이후에는 아침 기온이 한 자릿수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비가 멈추면, 하늘은 맑아지고 공기는 차가워진다.
이번 주말의 빗소리가 끝나면, 겨울은 이미 문 앞까지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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