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을 보면 ‘돈이 돈을 버는 시대’라는 말이 실감난다. 전 세계적으로 자산 가치가 일제히 오르고 있다. 부동산, 주식, 원자재, 금, 심지어 예술품과 사모펀드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반면 유독 원화 자산만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약세를 보이면서, 체감적인 부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단순한 경기 순환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그리고 AI와 기술 혁신이 이끄는 새로운 산업 성장 국면이 맞물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산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있다. 통화 가치가 희석되는 만큼, 실물이나 금융 자산의 가격이 올라가는 구조다. 결국 ‘가만히 있는 돈’은 점점 가치가 줄어들고, 자산을 보유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벌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근로소득, 즉 ‘월급’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경우 평균 실질임금 상승률은 정체되어 있고, 세금과 물가 상승으로 체감 소득은 오히려 줄고 있다. 반면 자산 시장은 복리의 힘으로 계속 성장한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주요국의 평균 주택가격은 약 6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실질임금 상승률은 15% 수준에 머물렀다. 이 차이가 곧 자산격차의 뿌리다.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근로소득은 점점 불안정해지고, 은퇴 연령은 앞당겨지는 반면, 기대수명은 늘고 있다. 즉,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줄고 살아야 할 시간은 길어지는 것이다. 결국 자산이 일하게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돈을 모으는 시대가 아니라, 돈이 스스로 불어나는 구조를 만드는 시대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시장의 상승이 영원히 지속되는 법은 없고, 각 자산에는 고유의 리스크가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투자’ 자체가 아니라 ‘체계적인 자산 운용’이다.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성 자산을 균형 있게 배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액이라도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계좌 활용, 환율 분산을 위한 해외 ETF 투자 등은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이다.
투자는 더 이상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속에서, 근로소득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 자산을 불리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대응’이다. 월급이 아닌 자산이 일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춘 사람만이,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경제적 자유를 지킬 수 있다.
결국 지금의 시대는 ‘노동의 시대’에서 ‘자본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게는 위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시점을 조금만 앞당기면, 이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돈이 줄어드는 시대에, 돈이 일하게 만드는 힘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