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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글날은10월 9일일까?” … 훈민정음 해례본에서 시작된 ‘한글날’ 이야기
  • 장한님 편집장
  • 등록 2025-10-09 11:16:52
  • 수정 2025-10-09 20: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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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해례본(사진: 국가유산포털)

“한글날은 왜 10월 9일일까?”
 매년 돌아오는 한글날이면 한 번쯤 떠오르는 궁금증이다.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것도 같지만 의외로 정확한 이유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비밀은 무려 580년 전, 세종대왕이 남긴 기록과 20세기 학자들의 발견 속에 숨어 있다.

 

 


세종실록    줄의 기록

훈민정음의 탄생 이야기에 대한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조선의 공식 국가문서인 『세종실록』에는 단 두 건의 기사만 등장한다.
하나는 1443(세종 25),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계해년 12월의 기록이고, 다른 하나는 1446(세종 28),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는 병인년 9월 29일의 기록이다.
이 두 줄의 짧은 기록이 한글의 공식 탄생 문서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 완성되고언제 반포했는가 대해서는 실록 어디에도 명확한 날짜가 나오지 않는다.

 


 

1940세상을 놀라게  ‘해례본 발견

이 미스터리는 1940,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 책은 세종이 만든 새 문자를 백성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해설서로 집현전 학자 정인지 서문에 중요한 단서가 있었다. 그곳에는 세종 28(1446) 9 상한(上澣)”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었다. ‘상한’이란 음력 9월의 초순, 즉 1일부터 10일 사이를 뜻한다.
이에 학자들은 대략 9월 10일쯤일 것이라고 추정했고, 이를 양력으로 환산하면 10 9이다.
이렇게 해서 한글 반포일 = 10 9, 즉 오늘의 한글날이 된 것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 결단

한글날의 역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처음 ‘가갸날’(한글날의 옛 이름)이 제정된 건 1926년 일제강점기였다.
‘훈민정음 반포 480돌’을 기념하기 위해 조선어연구회(훗날 조선어학회, 지금의 한글학회)가 만든 날이다. 그때는 아직 ‘10월 9일’이 아닌 음력 9월 29일, 양력으로는 11월 4일이었다. 해례본이 발견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날짜를 몰랐던 것이다.

이후 해례본이 세상에 드러난 뒤 연구자들은 정인지의 서문에 따라 날짜를 10 9로 확정했고, 1946년부터  날을 공식 기념일로 삼았다. 해방 후 첫 ‘한글날 행사’가 열린 것도 바로 그 해였다.

 

 


공휴일의 부활그리고 오늘의 한글날

1949년 정부는 대통령령을 통해 한글날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했다.
하지만 1991년,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한때 공휴일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관심과 자부심은 식지 않았다. 결국 2005년에 다시 국경일 승격되었고, 마침내 2013년 한글날은 다시 공휴일로 부활했다.

 


 

세종의 선물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이처럼 한글날은 세종의 창제뿐 아니라 그 의미를 되살리려는 학자들과 국민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살아 있는 역사’다.
한글날이 10월 9일인 이유는 단순히 날짜의 문제를 넘어 백성을 위한 문자와 그 가치를 잊지 않으려는 세대들의 마음이 이어져온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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