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루브르 바게트 매장 내부
서울 종로, 아침 햇살이 빌딩 유리창에 부딪혀 반짝일 때쯤 문을 열고 들어선 공간은 단순한 베이커리가 아니었다.
그곳은 마치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빵집이었다. 이름부터 낭만적인 ‘France Louvre Baguette’. 그리고 그 이름은 결코 허명이 아니었다.
프랑스 루브르 바게트 외관
예술이 걸린 베이커리, 빵이 전시된 갤러리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벽면을 가득 메운 명화들이다.
〈모나리자〉, 〈라스트 서퍼〉, 〈별이 빛나는 밤〉… 우리가 루브르에서 보던 바로 그 예술 작품들이 이곳 종로 한복판에서 미소 짓고 있다.
매장 정문을 열고 들어와서 정면에 보이는 벽은 중세 유럽의 서재를 연상시키는 책장 인테리어가 자리잡고 있고, 조명은 따뜻한 빛으로 작품과 빵을 비춘다.
테이블 위에 진열된 크루아상과 바게트, 브리오슈, 샌드위치 등 빵이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지기까지 할 정도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빵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감상’하고 ‘경험’하게 된다.
프랑스 감성을 그대로 옮긴 바게트의 향
루브르 바게트의 시그니처는 그 이름 그대로 바게트 샌드위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낸 정통 프렌치 바게트 사이에 햄, 치즈, 신선한 채소를 정갈하게 채워 넣었다. 한입 베어 물면 파리의 작은 골목길 카페에서 느낄 법한 담백한 밀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시그니처 메뉴인 바게트 샌드위치(10,500원)
매일 아침 직접 구워내는 빵은 화학첨가물과 방부제를 쓰지 않고, 프랑스산 고메 버터와 최상급 밀가루를 사용한다. 덕분에 빵 본연의 고소한 풍미와 가벼운 식감이 살아 있다. 이곳의 빵은 화려하지 않지만, 재료의 정직함이 만들어내는 우아함이 있다.
부드럽고 담백한 ‘부들부들 크림빵’의 매력
기자가 직접 맛본 ‘부들부들 크림빵(8,800원)’은 이름처럼 놀랍도록 부드러웠다.
지나칠 정도로 많이 뿌려져 있는 카스텔라 빵가루가 덮고 있는 크림빵 안에는 100% 동물성 생크림과 커스터드 크림이 층층이 섞여 있다.
입안에서 녹아내리듯 퍼지는 촉촉한 질감이 인상적이지만, 많이 달지 않아 끝맛이 깔끔하다. 이 한 입만으로도 ‘프랑스식 디저트 감성’이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다.
그리고 디저트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선택 — ‘뺑 드 카카오(6,200원)’. 진한 카카오 풍미 위에 아낌없이 뿌려진 초콜릿이 주는 묵직한 단맛이 매력적이다.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메뉴다.
부들부들 크림빵과 뺑드카카오
빵과 미술이 공존하는 공간
루브르 바게트는 단순히 “맛있는 빵집”이 아니다. 그 안에는 프랑스의 미학, 빵 굽는 장인의 철학, 그리고 예술적 감성이 공존한다.
갓 구운 빵 냄새와 고흐의 붓터치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고, 커피 한 잔을 들고 벽에 걸린 명화를 바라보는 순간, 여기가 종로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이곳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하루를 예술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공간, 빵 한 조각이 작은 휴식이 되는 종로 속 작은 루브르 박물관이다.
프랑스 루브르 바게트 정보
“빵을 먹으러 갔는데, 예술을 마주쳤다.” France Louvre Baguette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감성을 채우는 곳이다. 파리에 가지 않아도 루브르의 향기를 느끼고 싶다면 — 종로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