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틸컷 = 왕과 사는 남자 제공장항준 감독의 사극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18일 만에 누적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흥행의 이유는 단순히 “사극이니까”가 아니라, 지금 관객이 극장에서 찾는 감정과 정확히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관객이 크게 늘며 흥행왕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휴 특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건, 연휴가 끝난 뒤에도 관객 흐름이 꺾이지 않고 “후기 기반”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루 관객이 2주차 금요일에 전주 대비 두 배 가까이 뛰는 등, 입소문이 수치를 밀어 올린 정황이 보도됐다.
영화 스틸컷 = 왕과 사는 남자 제공
영화는 조선 단종이 폐위된 뒤 영월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을 중심으로, 거대한 권력 투쟁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온기에 초점을 맞춘다.
요즘 관객이 극장에서 원하는 건 “역사 지식”보다 감정의 회복이다. 정치·경제 뉴스가 거칠수록, 대중 서사는 ‘분노’보다 ‘위로’에 반응한다. 이 영화는 사극의 외피를 쓰되, 실제로는 현대 관객을 위한 정서 영화로 작동한다.
세대별 취향이 갈리는 시대에, ‘왕과 사는 남자’는 드물게 전 연령대가 같이 볼 수 있는 정서를 건드린다. 12세 이상 관람가에, 눈물·휴머니즘·관계의 회복이라는 보편 테마가 깔려 있다.
한마디로 “가족끼리 보기 좋은 영화”가 됐다. 설 연휴에 강한 장르가 바로 이 지점인데, 이 영화는 연휴 이후에도 그 장점을 유지했다.
영화 스틸컷 = 왕과 사는 남자 제공
주연인 유해진·박지훈 조합은 관객에게 “믿고 보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많다.
유해진 특유의 현실감 있는 생활 연기가 사극의 허들을 낮추고, 박지훈의 감정선이 젊은 관객층을 끌어당기는 방식이다. 게다가 유지태·전미도 등 조연 라인업까지 두꺼워, “연기 구멍이 없다”는 입소문을 만들기 쉬운 구조다.
OTT가 일상화된 이후, 관객이 극장에 가려면 이유가 더 분명해야 한다. ‘왕과 사는 남자’는 그 이유를 “정서적 체험”으로 만들어냈다.
단종의 비극을 자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 관객이 함께 숨 고르고 울 수 있는 톤으로 설계해 극장 체험의 가치를 다시 세운다.
영화 스틸컷 = 왕과 사는 남자 제공
흥행 속도만 보면 과거 천만 사극들과 비교되는 지점이 있지만, OTT로 상영 주기가 짧아진 시장 환경은 변수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강한 건, 자극적 이슈에 기대지 않고 후기와 추천으로 커진다는 점이다. 이 흐름이 유지된다면, ‘장기 흥행형’으로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