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 메인타임스경찰 단속에 적발된 현직 부장판사 음주운전 사건이 ‘감봉 3개월’ 징계로 마무리되면서, 사법부의 징계 기준과 책임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법을 집행·판단하는 직군의 윤리 기준은 누구보다 엄격해야 한다는 상식과 달리, 처분은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소속 A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3시경 서울 중랑구 일대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대법원은 지난 2월 3일 ‘감봉 3개월’ 징계를 의결했고, 해당 사실이 2월 23일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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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법관 징계 제도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현행 법관징계법은 징계처분을 정직·감봉·견책 3종으로만 규정한다. ‘해임·파면’ 같은 신분 박탈은 징계 메뉴에 아예 없다.
즉, 사회적 파장이 큰 비위라도 형사처벌(금고 이상 확정)이나 탄핵 같은 별도 경로가 아니라면, 징계만으로는 ‘직업 상실’로 이어지기 어렵다. 이런 구조 때문에 “법관에게만 유독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반면 대중에게 ‘공인’으로 분류되는 연예인은 음주운전이 드러나는 순간, 출연 중단·광고 계약 해지·손해배상이 연쇄적으로 터진다. 실제로 과거 사례에서 음주운전 이슈 직후 광고 계약이 해지되거나, 이미지 훼손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경우들이 많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사적 시장(광고·제작·플랫폼)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즉각 퇴출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는데, 정작 진짜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을 집행·판단하는 법관은 감봉 몇 개월로 끝난다는 인식이 누적되면, 시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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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 ‘처음’은 아니다. 국회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법원 조직 내 음주운전 징계 사례가 수십 건에 달하고, 다수 처분이 감봉·정직 1개월 이하에 머물렀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과거에도 ‘음주 뺑소니’ 성격의 사건에서조차 감봉 수개월 처분이 내려져 “사법부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이 반복됐다.
일반 공무원은 징계 스펙트럼이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으로 훨씬 넓다. 정부도 공무원 징계제도를 통해 중징계/경징계 구분을 명시한다.
또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에는 음주운전 횟수·혈중알코올농도 등 조건에 따라 강등~파면까지 가능한 기준표가 포함돼 있다.
이 대조는 시민에게 “왜 법관에게만 징계 선택지가 좁나”라는 질문으로 돌아온다.
해법은 감정적 처벌 강화가 아니라, 제도의 설계 수정에 있다.
첫째, 법관징계법의 징계 종류 확대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3종으로 고정되면, 사회적 기대와 괴리가 커질 때마다 ‘솜방망이’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둘째, 징계 기준의 투명화가 필요하다. 같은 음주운전이라도 직무·재범·사고 여부·수치 등에 따라 어떤 논리로 감봉 기간이 산정되는지 공개되지 않으면, 의혹은 남는다.
셋째, 사법부 스스로 윤리 기준을 ‘직업윤리’의 최상단에 재정렬해야 한다. ‘법을 판단하는 사람’이 법 위반으로 적발됐을 때의 사회적 파장은, 유명인의 이미지 소비와는 결이 다르다. 신뢰를 먹고 사는 기관일수록, 처분의 설득력이 중요하다.
결국 시민이 묻는 건 하나다.
“공인이라서 엄격한 게 아니라, 법을 다루는 공인이기 때문에 더 엄격해야 하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