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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집회 참가 인원은 그렇게 차이가 클까?.. 100만명은 가능한 수치인가?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09-28 23: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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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 4만㎡, 100만 명은 물리적 불가능
  • 경찰 추산 vs 주최 측 주장, 왜 늘 다를까
  • 숫자가 정치 무기로 쓰일 때 벌어지는 일


국힘 집회 15만명 vs 1.1만명 : 현실과 과장의 경계

국민의힘이 주최한 최근 서울 도심 집회를 두고 참가 인원 논란이 또다시 불거졌다. 주최 측은 “15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1만 1천 명에 불과하다”는 전혀 다른 숫자를 내놨다. 여기에 전광훈 목사가 평소처럼 “100만 명이 모였다”는 발언을 반복하며 논란은 더 증폭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찰·주최 측의 추산 방식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100만 명” 같은 수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과장이자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경찰과 주최 측, 왜 늘 다른 숫자를 내놓나

집회 참가자 수는 오랫동안 ‘숫자의 전쟁’으로 불린다. 경찰은 대체로 보수적인 계산 방식을 택한다. 현장 면적을 기준으로, 1㎡당 2명 혹은 3명까지 채울 수 있다고 보고 단순히 면적×밀도로 추산한다. 이때 이동 중이거나 잠시 머물렀다 떠난 인원은 포함하지 않는다. 반면 주최 측은 가능한 한 많은 숫자를 발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회전문처럼 왔다 가는 인원을 모두 합산하거나, 주변을 스쳐간 사람들까지 참가자로 포함하기도 한다. 정치적 세를 과시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최대치’를 강조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서울 도심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는 주최 측과 경찰의 수치가 몇 배 이상 차이 난 경우가 흔했다. 보통 주최 측은 수십만에서 백만 단위를 주장했지만, 경찰은 수만에서 수십만 명 선으로 발표했다. 이번 국민의힘 집회 역시 같은 패턴을 반복한 셈이다.


전광훈의 “100만 명” 발언은?

전광훈 목사 같은 경우는 집회를 할 때 “100만 명”을 자주 언급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실제적 수치일 수는 없고, 상징적 수사라고 할 수 있다. 

전 목사는 2019년 한글날 보수 집회 당시 “100만 명 이상이 모였다”고 주장했고, 같은 해 다른 무대에서는 “1000만 명이 돌파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올해 8월에도 “내일 1000만 명이 모이면 이재명은 스스로 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집회의 실제 규모와 상관없이 ‘100만’, ‘1000만’ 같은 단위는 그의 레토릭에서 자주 등장한다.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실제 집회 규모와 전혀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지자들에게는 상징적 동원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이다.


공간이 허락하지 않는 숫자

서울 도심에서 “100만 명”이 모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광화문광장은 2022년 재조성 이후 약 40,300㎡ 규모다. 여기에 서울광장(13,207㎡), 청와대 앞길, 세종대로 일부 구간을 합쳐도 가용 면적은 약 11만㎡ 남짓이다.

안전 기준으로 통용되는 밀도는 1㎡당 2명, 혼잡 상태를 감수하더라도 3명 정도다. 이를 적용하면 최대 22만~33만 명이 한계치다. 실제로는 무대 설치, 경찰 차벽, 동선 확보 등으로 수용 가능 인원은 이보다 훨씬 줄어든다. 2022 카타르월드컵 거리응원 당시 서울시는 안전 문제를 고려해 광화문광장 수용 인원을 1만 1천 명으로 제한한 사례도 있다.


서울 주요 집회 공간별 면적과 수용 가능 인원

장소면적(㎡)수용 인원(1㎡당 2명 기준)수용 인원(1㎡당 3명 기준)
광화문 광장약 20,000㎡약 40,000명약 60,000명
세종대로(광화문~서울시청 구간)약 70,000㎡약 140,000명약 210,000명
서울시청 앞 광장약 13,000㎡약 26,000명약 39,000명
청와대 앞길·주변 공간약 10,000㎡약 20,000명약 30,000명
합계(최대치)약 113,000㎡약 226,000명약 339,000명

※ 실제 안전 확보와 동선을 고려하면 20만~30만 명 선이 현실적 최대치다.



숫자가 보여주는 정치적 의도

그렇다면 왜 이런 과장된 숫자가 반복될까. 정치적으로 집회 인원은 단순한 참가자 수가 아니라 ‘대중의 힘’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 된다. 경찰은 “질서 관리가 가능한 수준”임을 강조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발표하고, 주최 측은 “성공적인 대규모 집회”임을 드러내기 위해 수치를 부풀린다. 전광훈 목사의 경우에는 현실적 수치와는 별개로, 숫자를 통한 극단적 수사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노린다.

이 때문에 집회가 열릴 때마다 인원 논란은 반복되고, 숫자는 곧 정치적 무기로 활용된다. 하지만 숫자가 아무리 오가더라도 공간과 물리적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다. 객관적 근거 없이 반복되는 ‘100만 명 집회’라는 표현은 결국 정치적 과장일 뿐이다.


사실과 상징 사이

이번 국민의힘 집회 참가자 수를 둘러싼 논란은 경찰과 주최 측의 방식 차이에서 기인하지만, 가끔 나오는 100만명 발언 같은 경우는 현실을 뛰어넘는 상징적 수치로 보아야 한다. 실제로 서울 도심 공간이 허락하는 최대치는 20만~30만 명에 불과하다.

결국 집회 인원 수 싸움은 단순한 사실 확인이 아니라, 정치적 힘겨루기의 일부다. 하지만 시민들이 기억해야 할 점은, ‘100만 명’ 같은 과장된 수치가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상징일 뿐이며, 실제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집회 참여자들의 목소리와 내용이지, 과장된 숫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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