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와 식약처 자료가 공개되면서 떡볶이 프랜차이즈 업계의 위생 관리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주요 떡볶이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운데 동대문 엽기떡볶이가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 90건으로 가장 많은 적발 사례를 기록했다. 전체 프랜차이즈 5곳의 총 위반 건수는 297건이었으며, 이 중 엽기떡볶이가 약 30.3%를 차지한 것이다.
위반 유형을 살펴보면 ‘기준 및 규격 위반’이 가장 많았다. 이는 조리 도구 관리나 식재료 보관 온도, 청결 유지 의무 등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포함된다. 또 ‘위생교육 미이수’ 사례도 적지 않았다. 식품위생법상 영업자와 종업원은 정기적으로 위생 교육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경우가 여러 차례 적발됐다. 이런 통계는 브랜드의 위생 관리 체계가 구조적으로 허술하다는 지적을 뒷받침한다.
위생 관리 부실은 엽기떡볶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같은 기간 신전떡볶이 역시 89건의 위반으로 두 번째로 많은 적발 사례를 보였다. 이어서 청년다방이 54건, 배떡이 42건, 우리할매떡볶이가 22건으로 뒤를 이었다. 수치만 놓고 보면 브랜드별 차이는 있으나, 업계 전반이 위생 관리에서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이미지를 공유하는 구조인 만큼, 한두 매장의 위반 사례가 전체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준다.
업계의 반복적인 위생 적발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우선 프랜차이즈 특성상 본사는 가맹점에 위생 관리 지침을 내리고 점검을 실시하지만, 매일 운영되는 현장까지 철저히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본사와 가맹점 간 책임 공방이 생길 수 있고,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또 위생교육 미이수 사례가 잦다는 점은 교육 이수 시스템 자체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세 가맹점주는 바쁜 영업에 쫓겨 교육을 소홀히 하기 쉽고, 본사 역시 이를 강제할 실효적 수단이 부족하다. 결국 반복적인 법 위반이 누적되며 ‘프랜차이즈 위생 부실’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것이다.
동대문엽기떡볶이 제공
소비자 신뢰 흔드는 문제
떡볶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길거리 음식에서 출발해 이제는 대형 프랜차이즈 체인으로 성장했다. 엽기떡볶이와 신전떡볶이 같은 브랜드는 전국적으로 수백 개 매장을 운영하며 젊은 층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중적 인기와는 달리, 위생 문제는 소비자의 신뢰를 흔드는 치명적 약점이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은 위생과 안전에 민감하다. 한 번의 부정적 사건이 곧바로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며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위생 적발 건수가 많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는 괜찮을까?”라는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특정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 떡볶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관리 부실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한다. 단속 건수와 유형을 보면 조리 환경의 기본 관리부터 교육 시스템까지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국회와 정부 차원에서도 위생 점검 주기를 단축하거나 교육 이수 의무를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프랜차이즈 본사 역시 가맹점 관리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져야 한다. 단순히 규정만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정기 점검과 불시 점검을 통해 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위반 매장에 대한 제재도 강화해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떡볶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간식이자,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한류 음식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도 이런 대중적 인기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인기가 높아진 만큼 책임도 무겁다. 위생 문제를 방치한다면 ‘국민 간식’의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소비자 신뢰를 지키는 것은 결국 위생 관리라는 기본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업계가 다시 한 번 새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