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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의 기원은 미국이 아닌 00이 최초!!... 케첩은 누가 언제 왜 발명했을까?
  • 김도현 헬스케어 & 건강 전문 기자
  • 등록 2025-09-30 15:26:20
  • 수정 2025-09-30 15: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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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첩의 기원, 중국 발효 생선에서 시작됐다
  • 하인즈가 아니었으면 케찹은 없었다
  • 케첩, 2차 세계대전이 만든 세계인의 소스

케첩은 누가 언제 왜 발명했을까?


발효 생선 소스에서 시작된 케첩

오늘날 햄버거와 감자튀김에 빠질 수 없는 케챱은 사실 처음부터 토마토 소스가 아니었다. 케첩의 뿌리를 찾아가면 놀랍게도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발효 생선 소스로 이어진다. 푸젠(福建) 방언으로 “케-찌압(kôe-chiap)”이라고 불린 이 소스는, 생선을 소금에 절여 발효시켜 만든 일종의 액젓이었다. 17세기 무렵 동남아 지역을 오가던 영국과 네덜란드 상인들이 이 짭짤하고 감칠맛 나는 소스를 맛본 뒤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케첩의 세계화가 시작된다.


토마토 없는 케첩의 시대

유럽으로 건너간 케첩은 처음엔 토마토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당시 유럽인들은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 케첩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그래서 18세기 영국 요리책에 등장하는 케첩은 버섯 케첩, 호두 케첩, 오이 케첩 같은 변형들이었다. 특히 버섯 케첩은 스테이크나 파이와 곁들여 먹는 전통 소스로 정착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원조 케첩이 발효 생선 소스였다면, 영국판 케첩은 발효 향 대신 향신료와 식초를 이용한 깊은 풍미가 특징이었다. 이렇게 케첩은 애초부터 ‘고정된 맛’이 아니라, 지역과 재료에 맞춰 계속 변신하는 소스였다.


미국에서 토마토를 만나다

케첩의 운명을 바꾼 건 미국이었다. 19세기 초 미국 요리사들과 가정주부들은 당시 흔히 재배되던 토마토를 활용해 케첩을 만들기 시작했다. 기록에 따르면 1812년 미국 과학자 제임스 미즈(James Mease)가 최초로 토마토 케첩 레시피를 남겼다. 그는 토마토를 ‘사랑의 사과(love apple)’라고 부르며 향신료, 브랜디, 식초를 섞어 소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초기 토마토 케첩은 보존 문제로 곧잘 상해버렸다. 살균 기술이 미흡해 위생 논란도 있었다. 결국 미즈의 레시피는 ‘최초의 토마토 케첩’으로 기록되었으나, 당시에는 널리 보급되기 어려웠다.


하인즈의 혁신과 ‘순수한 케첩’

이 난제를 해결한 인물이 바로 헨리 존 하인즈(Henry John Heinz)였다. 그는 1876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상업용 토마토 케첩을 선보였다. 하인즈는 설탕과 식초의 비율을 조절해 부패를 막고, 열처리 살균법을 적용해 위생 문제도 잡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화학 방부제의 사용을 거부했다는 점이다. 당시 다른 제조사들은 석탄 타르 같은 유해한 첨가물을 넣어 부패를 막았지만, 하인즈는 ‘순수한 케첩’을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또 그는 투명한 유리병을 사용했다. 다른 회사들이 어두운 병으로 제품 속을 감추는 것과 달리, 하인즈는 소비자에게 빨간 소스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는 “우리에겐 숨길 게 없다”는 메시지였고, 강력한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했다.


케첩이 미국의 맛이 되기까지

하인즈 케첩은 곧 미국 전역에 퍼졌다. 20세기 초 패스트푸드 문화가 확산되면서 케첩은 ‘미국의 맛’을 대표하는 소스로 자리 잡았다. 핫도그, 햄버거, 감자튀김 같은 간편식과의 궁합은 완벽했다. 게다가 케첩은 학교 급식과 군대 식사에도 빠지지 않았다. 특히 1차, 2차 세계대전 동안 미군의 전투 식량에 케첩이 포함되면서, 해외에 주둔한 군인들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전후에는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체인이 성장하면서 케첩은 미국 문화와 함께 세계인의 일상 식탁에 자리 잡았다.



발명이라기보다 진화의 산물

그렇다면 케첩은 누가 언제 왜 ‘발명’한 것일까? 사실 케첩은 한 사람의 발명품이라기보다 여러 문화와 시대가 겹겹이 쌓여 완성된 결과물이다. 중국의 발효 생선 소스에서 출발해, 영국에서는 버섯과 호두 같은 채소 소스로 재해석됐고, 미국에서는 토마토와 산업 기술이 더해졌다. 여기에 하인즈 같은 기업가의 혁신이 덧붙여지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케첩이 탄생했다.


햄버거에 곁들여지는 새빨간 소스가 사실은 수백 년의 무역과 문화 교류, 그리고 식품 산업의 기술 혁신을 거쳐 완성된 산물이라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 그러니 다음 번에 감자튀김에 케첩을 찍어 먹을 때는, 그 한 방울 속에 담긴 긴 여정을 떠올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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