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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나은 은.. 이제라도 은을 사야하나?.. 은 73.5% 상승, 금은 54% 상승
  • 전소연 경제 전문기자
  • 등록 2025-10-14 09: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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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값 73% 폭등, 금 상승률 두 배… 무슨 일이?
  • 태양광·AI·산업혁명이 만든 은의 시대
  • 런던 은 시장 ‘현물 품귀’, 스팟 프리미엄 폭등


은, 2025년 귀금속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

2025년 들어 귀금속 시장의 중심이 바뀌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Gold)이 아니라, 산업과 투자의 경계에 선 은(Silver)이 더 큰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월 초 기준 은은 연초 대비 약 73.5% 상승, 금은 약 54% 상승했다. 두 자산 모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상승 폭에서는 은이 확실히 앞섰다.
로이터 역시 “은 현물 가격이 온스당 51.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금은 4,078달러로 신고가를 찍었다”고 전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질문은 단순하다. “은이 정말 금보다 더 좋은 투자처인가?”


산업 수요와 공급 제약, 구조적 강세의 이유

은의 급등에는 뚜렷한 산업적 배경이 있다.
금이 주로 금융자산으로 거래되는 반면, 은은 전자부품·태양광 패널·배터리·의료 기기 등 산업 필수 금속으로 사용된다.
특히 태양광 패널용 은 페이스트 수요가 폭증하면서, 은의 실물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다.

HSBC는 “2025년 평균 은 가격 전망치를 38.56달러/온스로 상향 조정했다”며, “산업 수요 급증과 공급 제약이 겹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은 대부분 구리나 아연을 채굴할 때 부산물로 생산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도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렵다. 이 구조적 제약이 은값 상승의 핵심 동력이다.


ETF 자금 폭발 — ‘금 대신 은’으로 쏠림

투자 수요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코노믹 타임즈는 2025년 들어 은 ETF 자금 유입 규모가 금 ETF의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은은 단가가 낮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고수익형 대체재’로 주목받는다.
투자자들은 금보다 빠른 수익률을 노리며,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은으로 옮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런던 현물시장에서는 실물 인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런던 은 시장의 현물 부족으로 스팟·선물 가격 차이가 커지고 있으며, 일부 거래소에서는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며 시장의 유동성 경색을 보도했다.
이는 일시적으로 은값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금보다 민감한 은, 변동성의 두 얼굴

그러나 ‘은 랠리’에는 양면이 있다.
시장의 기대가 집중된 만큼, 하락 시 충격도 크다는 점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은은 금보다 위험한 자산”이라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금은 중앙은행의 준비자산으로 꾸준히 매입되지만, 은은 제도적 수요가 없다.
즉, 하락할 때 방어해줄 ‘버팀목’이 부족하다.

또한 은 시장은 금보다 훨씬 작다. 자금이 급격히 들어오면 폭등하고, 빠져나가면 급락한다.
최근 일부 시장에서는 공매도 세력이 청산되며 발생한 숏스퀴즈(short squeeze)가 단기 급등을 과장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은 시장은 얇은 유동성 때문에 숏스퀴즈 발생 시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튈 수 있다.


‘화이트 메탈 랠리’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현재의 은 강세는 산업 수요, 투자 쏠림, 공급 제약이 동시에 만들어낸 결과다.
하지만 이 세 요소 중 하나라도 흔들리면, 상승세는 빠르게 꺾일 수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거나, 글로벌 경기 둔화로 산업 수요가 줄면 은은 먼저 타격을 받는다.
반면 금은 ‘위기 때의 피난처’로 기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결국 두 금속의 싸움은 수익률보다 신뢰도와 안정성의 문제다.
단기적으로는 은이 승자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이 여전히 제도적 신뢰를 등에 업고 있다.


결론 없는 교차점

은은 지금 분명히 빛나고 있다.
그러나 ‘더 많이 오른다’는 이유로 ‘더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산업 성장의 기대와 투자 과열이 교차하는 지금의 시장은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하다.
금과 은은 늘 서로의 그림자였다.
지금은 은이 주목받을 차례지만, 진짜 승자는 ‘단기 수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신뢰’를 증명하는 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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