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700g → 500g”… ‘양 줄고 값 그대로’ 교촌치킨,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 이시한 기자
  • 등록 2025-10-15 08:36:21
기사수정
  • 교촌치킨 국감 도마에… “닭다리살 줄이고 가슴살 섞었다?”
  • 순살 30% 축소, 소비자 고지 없었다
  • “배달앱엔 안내도 없이”… 고지 미흡


교촌치킨, 700g 순살을 500g으로 줄여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가격은 그대로, 중량은 줄었다.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 교촌치킨이 최근 일부 순살 메뉴의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줄이면서도 판매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 소비자들의 비판이 거세다. 소비자들은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슈링크플레이션’(제품 양은 줄이고 가격은 유지하거나 올리는 행위)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순살 700g → 500g, 가격은 그대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대표 순살 메뉴의 조리 전 중량을 700g에서 500g으로 축소했다. 하지만 판매가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교촌 측은 “리뉴얼 과정에서 제품 품질과 생산 효율을 고려한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설명 이전에 양부터 줄였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중량 변경 사실이 배달앱이나 포장 주문 페이지 등 주요 판매 채널에 명확히 고지되지 않았다는 점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교촌은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고 밝혔으나,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지는 공지 방식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리뉴얼”인가, “가격 인상”인가

교촌 측은 공식 입장에서 “기존 제품에 대한 소비자 컴플레인(불만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순살 메뉴를 리뉴얼했다”고 해명했다. 제품 중량과 구성을 조정했을 뿐, 가격 인상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소비자는 같은 금액을 내고 더 적은 양의 치킨을 받게 된 셈이기 때문에, 사실상 가격 인상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 교촌은 한 마리도 아닌 반 마리값 치킨” “양 줄이기 치킨” 등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구성도 바뀌었다는 의혹

이번 논란은 단순한 ‘양 논란’을 넘어 ‘품질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교촌 순살 메뉴는 기존에 닭다리살을 주로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안심 또는 가슴살 일부를 섞는 형태로 변경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스 조리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소스를 직접 발라 구웠지만, 현재는 텀블링(소스와 닭을 함께 섞는) 방식으로 변경돼 맛과 식감이 달라졌다는 소비자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예전의 쫀득한 다리살 맛이 사라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가맹점과 본사 갈등까지

논란은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부 교촌 가맹점주들은 순살 원재료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원육 수급 차질로 사입 요청을 했으나 본사에 거절당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심지어 교촌 본사가 공정위 신고를 제기한 가맹점과의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가맹점주들은 “정당한 문제 제기에 대한 보복 조치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본사 측은 “계약 갱신은 정기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보복성 의혹을 부인했다.



정치권까지 번진 ‘치킨 논란’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산되자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교촌치킨이 도마에 올랐다. 일부 의원들은 “중량을 줄이고 가격을 그대로 두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공정거래위원회와 산업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슈링크플레이션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며 “표시 의무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현행법상 중량 축소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소비자 기만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치킨값 불신” 커지는 소비자 민심

교촌치킨은 한때 프리미엄 치킨의 상징으로 불렸지만, 이번 사태로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다. 소비자 게시판에는 “이제 교촌은 비싸고 양 적은 브랜드”라는 댓글이 줄을 잇고, 일부 매장은 순살 메뉴 주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반응도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치킨 시장은 가격 민감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단순 논란을 넘어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투명한 고지와 신뢰 회복

교촌 측은 “제품 변경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고, 향후에도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홈페이지 공지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단순한 기업의 가격 전략이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좌우하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다. 교촌치킨이 이번 논란을 어떻게 수습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브랜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TAG
1
홈플러스 부동산
쿠팡 파트너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