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전 왕자 = sns 캡쳐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동생 앤드루 전 왕자(Andrew Mountbatten-Windsor)가 2월 19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된 뒤 ‘수사 중 석방’ 조치로 풀려났다. 체포 사실 자체는 확인됐지만, 현재 단계는 기소가 아니라 ‘혐의 수사’에 해당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성범죄 혐의 자체가 아니라, 앤드루가 영국 무역특사로 활동하던 시절 공적 문서·상업정보를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다. 로이터는 ‘정부 문건 유출’ 의혹과 함께 ‘공직 비위’ 혐의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미 법무부 관련 자료 공개 이후 드러난 이메일·문건 정황을 근거로, 민감한 정부 문서·상업 정보가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자료가 포함됐다는 취지를 설명했다.
앱스타인 파일에서 공개된 앤드루 전왕자 = 미국 국무부 제공
경찰은 노퍽(Norfolk)과 버크셔(Berkshire) 등지에서 주거지 수색을 병행했고, 앤드루는 석방됐지만 수사와 추가 수색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로이터 라이브 페이지도 “석방됐지만 수사 대상”임을 명확히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왕실의 반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찰스 3세는 “법은 그 과정을 밟아야 한다(law must take its course)”는 취지로 언급했다. 왕실이 방어막을 치기보다, 사법 절차에 맡기겠다는 원칙론으로 선을 긋는 모양새다.
영국 가디언에 대서 특필된 앤드루 전 왕자 체포 소식 = sns 캡쳐
현장 여론은 대체로 싸늘했다. 로이터가 런던 시민들을 인터뷰한 영상에서 시민들은 “(체포 소식이) 반갑다/정의가 작동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결국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회의감도 드러냈다.
즉, 여론의 결은 두 갈래다. 하나는 “왕족이라고 예외가 되면 안 된다”는 법치 프레임이고, 다른 하나는 “특권층 사건은 끝까지 가기 어렵다”는 냉소다. 로이터가 ‘환영과 회의가 동시에 존재한다’고 정리한 것도 이 지점이다.
가디언은 ‘공직 비위’ 혐의가 최대 형량이 매우 무겁게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구성요건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있고 제도 개편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수사가 길어질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정리하면, 이번 사건은 “체포=유죄”가 아니라 ‘공식 수사 단계에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정치적으로 큰 사건이다. AP도 “현대 영국 왕실에서 이례적 사건”이라는 프레임으로 다뤘다.